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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 잠자리 유충 도감 Review
이름: * http://www.jasa.pe.kr


등록일: 2012-09-13 17:57
조회수: 2823 / 추천수: 451
 

잠자리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통일문화 만들어가며](127) 정광수의 역작 《한국 잠자리 유충》
중국시민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전통적인 예술걸작들은 대체로 종교와 왕실귀족과 관계된다. 종교단체나 귀족들이 걸작의 제작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 중요한 이유의 하나이다. 오랜 세월 예술가(이런 명칭이 생겨난 건 고작 몇 백년전의 일이지만)들도 절간, 교회당, 왕궁, 귀족저택들을 위해 일하는 게 충분한 보상을 받기 쉬운 길이었다.

근대에 들어와 사회의 평민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부터 예술가들의 봉사대상이 바뀌었는데, 현대에는 영화, 텔레비전, 인터넷 등 수단들이 발달함과 더불어 지명도와 인기가 곧바로 재부로 되는 변화가 생겨났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스타들은 물론이요, 근근히 많이 알려졌으리라는 추측과 믿기 어려운 조사결과를 가진 예비스타들도 광고를 끌어들임으로써 재부를 쌓는 현상도 드물지 않다. 대중영합주의라는 새 합성명사도 나오고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나쁜 소리라도 쉼 없이 앵앵거리는 방식으로 인상을 남김으로써 인기를 만들고 유지하는 괴상한 방법까지 제법 시장을 갖는다. 언젠가 몇 물 간 배우가 젊은 시절 바람 쓴 경력을 공중매체에서 버젓이 자랑한 건 인기를 되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할까?

인기를 먹고 사는 대중스타들이 고명한 예술인, 뛰어난 정치인들보다도 더 널리 알려지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더 많은 재부를 끌어들인다고 알려진 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는 무슨 일을 하든지 인기를 무시하기 어렵다. 인기가 없으면 일을 추진하기조차 어렵고 남들의 지지를 받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분명 인기를 끌지 못할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노릇이겠는가! 일확천금은 고사하고 본전도 찾기 어려울 일을 꾸준히 여러 해 견지하는 이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 <한국 잠자리 유충>(정광수 지음, 자연과 생태, 2011) 표지   © 자연과 생태

서론이 길어졌는데 사실은 《한국 잠자리 유충》(정광수 지음, 자연과 생태 2011년 8월 초판1쇄, 도합 400쪽, 사진)을 번져보면서 굴린 생각들이다.

2010년 12월 그러니까 약 1년반 전에 필자는 [통일문화 만들어가며] 54편 《잠자리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거니》에서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정광수 지음, 일공육사 2007년 5월 1판1쇄, 도합 512쪽)을 다뤘다. 수많은 잠자리들을 사진과 곁들어 소개한 책자에 크게 감탄했고, 또 북반부에 고유한 잠자리들은 사진이 없어 이 빠진 모양이 된 것이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 하여 잠자리연구에서 남북교류가 활발해져 온전한 반도 잠자리 생태도감이 나오기를 바랐다.

《한국 잠자리 유충》은 같은 저자가 몇 해동안 심화한 연구결과를 모아서 낸 책이다.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에서 반도 총 125종, 남한 101종이라던 숫자를 현재 123종이 반도에 서식하고 102종이 남한에 분포되었다고 고쳤는데, 변화는 2종, 1종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기 위해서 다시 모두 관찰하고 잘못된 기재를 바로 잡거나 삭제하였으며 새로 발견된 종은 학명을 붙여 기록하거나 기록되지 않은 것을 정리하여 123종을 발표하였다니 얼마나 방대한 작업이고도 세심을 요구하는 일인가. 그야말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유충이 성충보다 곱지 못해서인지 사진을 보는 재미는 《한국 잠자리 유충》이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보다 훨씬 못했다. 또 105~ 333쪽을 차지해 제일 중요한 부분으로 되는 “한국 잠자리 유충의 형태와 생태”가 모두 사진이 아니라 그림(저자가 직접 그린 종별 모식도(유충그림)인데 1종을 그리는데 꼬박 10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한다)들을 곁들였기에, 잠자리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포착하여 선보였던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보다 매력이 덜했다.

그나마 3. 담색물잠자리(112쪽), 4. 검은날개물잠자리(113쪽), 5. 북방청띠실잠자리(115쪽), 6. 시골실잠자리(115쪽), 9. 큰실잠자리(120~121쪽), 14. 큰등줄실잠자리(130~ 131쪽), 21. 알락실잠자리(144쪽), 22. 북알락실잠자리(145쪽), 26. 청동실잠자리(152쪽), 30. 청실잠자리(161쪽), 31. 좀청실잠자리(161쪽), 33. 북청실잠자리(164~ 165쪽), 38. 한라별왕잠자리(178쪽), 52. 안경잡이측범잠자리(214~ 215쪽), 58. 검은얼굴쇠측범잠자리(226쪽), 59. 검은쇠측범잠자리(226쪽), 60. 애측범잠자리(227쪽), 71. 독수리잠자리(251쪽), 72. 청동잠자리(252쪽), 74. 참북방잠자리(255쪽), 75. 북방잠자리(255쪽), 76. 밑노란잠자리붙이(255쪽), 79. 북해도북방잠자리(260쪽), 90. 홀쭉밀잠자리(284쪽), 100. 대륙고추좀잠자리(302~ 303쪽), 108. 두점배좀잠자리(318쪽), 109. 애기좀잠자리(319쪽), 111. 긴꼬리고추잠자리(322~ 323쪽), 112. 붉은좀잠자리(324쪽), 113. 만주좀잠자리(324쪽), 114. 검정좀잠자리(324쪽), 115. 온수평잠자리(324쪽), 116. 보천보좀잠자리(325쪽), 117. 진주잠자리(325쪽), 118. 큰진주잠자리(325쪽), 120. 점박이잠자리(328쪽), 121. 날개잠자리(329쪽) 등 근 40종은 그림조차 없었다.

일부는 일제시기 관찰되었거나 남반부에서 다른 사람이 잠깐 발견하였기에 자료를 넣지 못했는데, 상당한 종의 잠자리는 바로 북반부에만 살기 때문에 유충의 그림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분단의 아픔은 이처럼 순수한 학술저서에서도 남김없이 드러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116. 보천보좀잠자리
Sympetrum pochonboensis Lee et Hong, 2001
북한의 Hong(2001)이 신종으로 기재한 종이며 Jung(2007)이 인용해 목록에 추가했다. 북한에서 기재된 종이므로 이 책에서는 목록만 기재한다.”(325쪽)

여기서 “Jung”이란 물론 정광수 선생 본인이고, “Hong”이란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에서 “보천보좀잠자리”를 소개할 때 거든 북의 잠자리전문가 홍룡태이다.

“120. 보천보좀잠자리
Sympetrum pochonboensis Lee et Hong, 2001
북한의 리수영, 홍룡태에 의하여 2001년에 발표된 신종으로 량강도 보천군 온수평에서 채집된 암수 5개체를 분류하여 발표하였다.
발표된 자료는 크기가 배길이 23mm, 뒷날개 길이 25mm이며, 다음은 구조 발표문이다.

다리 전체가 검은색이고 허벅마디 안쪽에 매우 작은 가시털이 많이 나 있으며, 종아리마디 안쪽에는 11개의 긴 가시털이 있다. 앞날개의 삼각실은 하나의 소횡맥으로 갈라져 두 개의 실을 이룬다. 뒷날개의 삼각실은 소횡맥으로 갈라지지 않고 완전하고 뚜렷하다. 더듬뿔은 검은색이고 짧다.

연문은 검은색이고 평행사각형이다. 뺨면 전체와 앞이마는 누런색이다. 윗입술은 누런색, 그 아래 변두리에만 검은색, 아랫입술 가운데는 전체가 검은색이다. 앞가슴 1측 봉합선은 갈구리 모양의 검은 띠가 뚜렷하며 뒤가슴과 가운데가슴 사이의 제2측 봉합선에로(‘봉합선에도’의 오기로 보임) 검은색 띠가 있다. 배 부분의 제2마디는 전체가 누런색, 제3배마디는 1/3만 누런색, 4, 5마디는 전체가 검은색, 6, 7배마디는 등면 일부에만 누런색, 8~ 10배마디는 전체가 검은색이다.

꼬리부속기는 전체가 검은색, 웃부속기의 안쪽에는 톱날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끝부분은 갈구리 모양으로 안쪽으로 치우쳐 있다.
수컷 부성기의 음경은 하나의 쐐기 모양 돌기로 되어 있는데 중심부 음경은 3마디가 합쳐져 원통형 갈구리 모양을 이룬다. 생태 및 분포자료는 전보(온수평고추잠자리)의 내용과 매우 유사하며 이 종 역시 량강도 보천군 온수평에서만 보게 되는데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예상된다.”(472~ 473쪽)

보다시피 잠자리의 한 종을 발견, 확인하려면 굉장히 세심한 관찰과 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분단상태 때문에 한 쪽의 연구결과가 다른 쪽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곤충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곤충과 상관없는 직장에 다니지만 누구보다도 잠자리에 집착한 정광수 선생이 북의 리수영, 홍룡태 등 전문가 이름을 알듯이, 북의 곤충전문가들도 남의 정광수 선생의 이름을 알리라고 생각되는데, 남북관계가 좋을 때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고, 후엔 몇 해 째 경색되다보니 잠자리연구결과들도 교류가 되지 않는 판이다. 남과 북의 여러 분야성과들이 하루빨리 서로 교류되어 중복투입을 줄이고 완전한 결과들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한국 잠자리 유충》을 펴내고 《오마이뉴스》의 인터뷰를 받을 때 정광수 선생은 “'성충도감' 따로, '유충 도감' 따로 낼 정도로 잠자리의 생태적 역할이 중요한가?”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잠자리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은 각각의 생태적 역할자로 중요하다. 잠자리 유충은 물 속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성충은 물 밖에서 모기와 깔따구 등을 잡아먹어 인간에게는 익충 역할을 한다. 또, 어린 시절 자연과 접하는 가장 친근한 생물 역할을 한다. 잠자리는 유충시절 물 속에서 오랜 기간(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생활하기 때문에 물 환경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 동물 역할을 한다. 1급수에 서식하는 종과 2,3급수에 서식하는 종이 다른데, 잠자리 유충이 살고 안 살고에 의해 물 환경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오마이뉴스》 2011년 9월 4일자 기사 “내가 '잠자리'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김현자 기자)

잠자리 일생에서 성충시절보다 유충시절이 더 길단다. 몇 달이나 몇 해 동안 물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우화하여 땅으로 옮긴 성충들이 참으로 아름답듯이, 이제도 10년은 잠자리와 떨어질 수 없으리라는 정광수 선생의 노력들이 훌륭한 결과들을 낳으리라 믿는다. 또한 남북교류정상화를 실현해 완전한 잠자리 연구서적들이 나오리라고 믿는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2012년 6월 2일)



              
1   2012-09-13 17:57:46
아래 성충도감 Review를 쓴 분의 유충도감 Review 문입니다.
2   2012-09-20 10:27:34
야..우리 돌파리박사 대단한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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