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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의 잠자리 성충 도감 REVIEW
이름: * http://www.jasa.pe.kr


등록일: 2011-07-22 09:50
조회수: 4039 / 추천수: 560
 
잠자리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거니  

[통일문화 만들어가며](54) 정광수의 역작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

중국시민  
  
  

《소곰재 꽁꽁, 앉은 자리 앉아라, 먼데 가면 죽는다.》

어린 시절 늘 불렀던 노래다. 《소곰재》란 잠자리를 가리킨다. 돌이나 담에 앉은 잠자리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다가가다가 고놈이 어느덧 눈치 채고 포르르 날아나버리면 너무나도 안타깝고 아쉬웠기에 더욱 기를 쓰고 부른 것 같다. 사실은 앉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 더 빨리 죽을 테지만 어린 마음에는 그런 생각까지 할 여유가 없었다. 반쯤 오그린 손을 휙 날려 잠자리를 잡는 어른이나 큰 아이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그리고 누군가 유달리 큰 《바퀴소곰재》를 잡으면 굉장히 우쭐했고 한동안 친구들의 부러움의 대상으로 되었다. 차차 자라나면서 자신도 잠자리를 곧잘 잡게 된 다음부터는 위의 노래를 별로 부르지 않았다. 잠자리잡이는 성장의 상징이기도 했다.


▲ 정광수 저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일공육사, 2007)

참 많이도 잡았다. 장난도 많이 쳤다. 날개를 반쯤 뜯어내어 구들 위에서 곤두박질하는 모습을 보며 킥킥거리기도 했고, 꼬리에 긴 실을 매어 연처럼 날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숱해 잡아서 기다란 풀대에 꿰어 잠자리두름을 만들어다가 집에서 기르는 닭 앞에 자랑스럽게 내놓고 닭이 톡톡 쪼아먹는 광경을 구경하기도 했다. 잠자리가 해충을 곧잘 잡아먹는 익충이라는 글을 보고 파리를 잡아 산채로 잠자리 입 앞에 갖다대었으나 잠자리가 먹지 않는 바람에 실망한 적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어딘가 이상하다. 파리, 모기처럼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그처럼 열심히 잡다니? 벌처럼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 침도 없어 다루기 안전하고, 나비처럼 가루가 푸실푸실 날리는 폐단(?)도 없어서 그랬을까? 어쩌다가 잠자리한테 물리더라도 따끔할 뿐이지 붓지도 터지지도 않았으니 잠자리는 참으로 만만한 상대였다.

도시에서 물웅덩이와 담들이 줄어들어서인지 잠자리를 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날,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잠자리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정광수 지음, 일공육사 2007년 5월 1판1쇄, 도합 512페이지, 사진)덕분이다. 알찬 내용과 수많은 사진들을 보는 과정은 경탄과 충격의 연속이었다.


▲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 314페이지

우선 잠자리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을 몰랐다. 《보통소곰재》와 《바퀴소곰재》, 이 두 가지로 구분하던 수준이라 《3아목 33과 617속 5574종》(5페이지)이 있다는 자료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자는 거기에서 반도에 서식하는 10과 57속 125종을 상세히 소개했다(사진). 필자의 눈에는 어슷비슷해보이는 잠자리들이 어떻게 다르냐를 알게 되면서, 잠자리의 세계가 참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다. 약 3억 2천5백만년 전에 날개 하나의 크기가 1미터 넘는 거대한 원시잠자리가 생겨나 진화를 거쳤고(77페이지), 지금 많이 작아졌으나 큰 놈은 120밀리미터에 이른단다(78페이지). 놀랍다. 비행시속은 30~60킬로미터(150페이지)라니 역시 놀라웠다. 어린 시절 그렇게 빠른 놈들을 잡았었다는 엉뚱한 자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가장 놀라운 건 사실 저자가 잠자리에 대해 그처럼 많이 알면서도 잘 못하고 잘 모른다는 겸손한 자세였다. 자기비하(비난?)는 열독의 즐거움을 보태주기도 했다.

《작은 풀줄기 위를 날던 노란실잠자리를 채집하고자 잠자리채를 휘둘렀지만 망 속을 살펴보니 이 노란실잠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잠자리를 채집하는 솜씨가 썩 좋지 않은 나는 이런 실잠자리도 꽤나 잘 놓치는데, 용케도 잠자리채를 피해서 근처의 풀숲 속을 비행하며 도망을 가고 있었다.》(219페이지)

《일본에서는 ‘전유충을 72시간 지난 후에 물속에 넣었더니 탈피하여 성장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광경은 언젠가 꼭 관찰해보고 싶은 과제이기도 하다.》(139페이지)

《방패실잠자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지역의 세밀한 관찰이 필요할 듯하다.》(256페이지)

《이렇게 어두운데 저들(도깨비왕잠자리)은 어떻게 날아다니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286페이지)

《(산측범잠자리)성충의 관찰 및 생태에 대하여 보고된 것이 없으므로 국내 고유종에 대한 생태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318페이지)

제일 감동을 받은 것은 두점배좀잠자리에 대한 대목이었다. 국내에서 기록되지 않았던 잠자리가 2004년 여름 거제도에서 발견되어 사진이 홈페이지에 올랐기에 깜짝 놀랐단다.

《이 종을 기록하려면 채집 표본이 있어야 하는데 촬영 후 놓아주기 때문에 아마 채집표본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전화로 혹시 채집을 하였는지 문의했더니 짐작대로 촬영을 하고는 놓아주었다고 하면서 다음날 다시 그곳에 가보겠다고 하여 그 다음날은 하루종일 이 잠자리의 소식을 기다리게 되었다.
드디어 저녁 무렵, 이 잠자리를 다시 채집하였다는 전화를 받고서는 정말 뛸 듯이 기뻤다. 다시 채집이 될 정도라면 한두 마리가 아닐 텐데 어쩌면 계속 그 지역에서 생활해왔던 잠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을 두고 관찰을 해보리라……. 몇 년 동안 계속 관찰된다면 국내에서 번식하고 성장하는 종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듯하였다. 그리고는 이 잠자리 수컷의 특징인 배 끝에 점이 2개씩 한 쌍이 있어서 ‘두점배좀잠자리’라고 이름을 지었다.》(458페이지)

잠자리사랑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몇 년을 두고 관찰하겠다는 결심에는 질릴 지경이었다. 아까운 인생을 어디에서 몇 년 썩었다고 원망하는 말이 곧잘 들리는 세상에서 잠자리를 위해 시간을 바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는 그 정신이 놀라워서였다.

내용이 방대하지만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기 쉽도록 여러모로 배려한 정말 좋은 책이었다. 허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저자 자신도 책과 인터뷰에서 상당 부분 지적했지만, 필자가 느낀 바를 몇 가지 꼽아보는 것도 부질없는 노릇은 아니겠다.

제일 처음 불만(?)을 느낀 것은 잠자리의 그리스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이름을 소개하고, 우리말 방언도 소개한 부분이었다.

《국내의 방언으로는 자마리(경기도, 전라북도), 참자리, 나마리(충청도), 철갱이(경상도), 장굴레(제주도), 잼자리(함경도)로 불리고 있으며, 그 밖에 잠찌, 짱아, 촐비, 잰잘나비, 천둥벌거숭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80페이지)

《소곰재》도 분명 우리말 방언(아마 함경도?)인데 빠졌으므로 무척 아쉬웠다.
두 번째로 발견한 것은 중국 지명의 표기였다. 하나만 예를 든다. 검은날개물잠자리를 소개한 부분이다.

《중국의 장시와 제장, 운남 광시, 후지안, 북경까지 기록이 있으며, 대만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며…》(172페이지)

대만을 태국과 동격으로 다룬 정도는 글쎄 정치견해가 중국 사람과 다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하지만, 대만을 동남아시아에 포함시킨 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중국의 지명들은 뭐가 뭔지 알수 없어 한참 고개를 기웃거렸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장시는 쟝시(江西), 제장은 저쟝(浙江), 운남 광시는 윈난(雲南), 광시(廣西), 후지안은 푸잰(福建)이었는데, 이런 경우는 되도록 원래 발음에 접근하는 표기법을 쓰고 또 괄호 안에 한자를 넣어주어야 독자들이 알기 쉽지 않을까 쉽다.


▲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 172페이지

그러나 저자의 노력만으로는 풀 수 없는 부족점들이 보일 때는 가슴 아팠다. 주로 북반부의 잠자리들이 사진이 없는 반쪽 소개에 그쳤기 때문이다. 《검은날개물잠자리》(172페이지, 사진), 《북방청띠실잠자리》(178페이지), 《시골실잠자리》(179페이지), 《북알락실잠자리》(212페이지), 《청동실잠자리》(213페이지), 《북청실잠자리》(238페이지), 《산측범잠자리》(318페이지), 《노란산측범잠자리》(319페이지), 《검은얼굴쇠측범잠자리》(323페이지), 《검은쇠측범잠자리》(324페이지), 《작은쇠측범잠자리》(325페이지), 《애측범잠자리》(332페이지), 《청동잠자리》(366페이지), 《북방잠자리》(373페이지), 《삼지연북방잠자리》(375페이지), 《진주잠자리》(414페이지), 《검정좀잠자리》(468페이지), 《붉은좀잠자리》(469페이지), 《만주좀잠자리》(470페이지), 《온수평좀잠자리》(471페이지), 《보천보좀잠자리》(472페이지)부분은 이 빠진 그릇 같이 보였다.

이런 분야에서 남북의 연구를 합쳐야 반도의 잠자리들을 다 모은 진정 완전한 생태도감이 나오게 된다. 저자가 연구를 하고 책을 낼 때에는 남북관계가 그래도 괜찮았는데, 관련부서를 통해 북의 연구기관과 학자들과 연계를 했더라면… 아쉬움이 든다. 저자는 《백두산 여행이 활성화될 듯하고 남북한의 교류가 많이 이루어지면 기록으로만 계속 적어야 했던 북한지방의 잠자리들도 촬영과 관찰기록을 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211페이지)고 했는데, 지금 경색된 남북관계상태로는 그 소원을 풀기가 어렵다. 북의 잠자리전문가 홍룡태, 리수영의 성과들을 거들면서 저자는 그들과의 만남도 무척 바랐겠는데, 아직은 공동연구가 어렵겠다. 혹시 우회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기는 하겠다. 언젠가  《조선신보》에 재일동포학자가 반도 북반부의 곤충을 연구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런 학자와 남쪽 연구자들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직접 촬영은 아니더라도 북에서 서식하는 잠자리들의 질 좋은 사진들이 보충되지 않겠나 생각해본다. 그런 작은 교류는 통일로 나아가는 큰 걸음이기도 하다.

자그마한 잠자리도 통일을 위해 기여할 수 있거니, 하물며 사람이야! 마음먹은 사람들에게는 일거리가 수없이 보이리라 믿는다.(2010년 12월 25일)

기사입력: 2010/12/26 [02:53]  최종편집
              
1   2011-07-23 20:00:42
잠자리도감 리뷰문 중에서 많은 생각을 하는 리뷰가 있어서 옮겨봤습니다.
2   2011-07-28 06:53:05
어느것이든 처음부터 모든 사람들을 만족하는 100%의 완성품은 없을 겁니다. 누군가의 첫 시도와 도전을 발판삼아 그 책의 부족한 부분을 계속해서 채워나가다보면 어느새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남게 될테죠...이러한 리뷰들도 그러한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고 앞으로 해야할 일들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잘 읽어보았습니다..^^
3 박은정   2012-06-29 21:00:43
책 정말 잘 읽어 보았습니다. 잠자리도감도 꼭 갖고 싶었지만, 절판되고 많이 기다리다가 제 책으로 갖게 되니 정말 기뻤습니다. 잠자리를 좋아하다보니 잠자리 쫓아 다니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데 이 소중한 한 권의
책을 내시기에 얼마나 수고와 많은 땀방울과 열정을 쏟으셨을지 감히 짐작해 봅니다.
전문가가 아닌 제 입장에서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사진 정말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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