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nata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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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겨울 여행 -------- II (태백산)
이름: * http://www.jasa.pe.kr


등록일: 2009-02-27 14:14
조회수: 5424 / 추천수: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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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한 겨울 태백의 새벽 공기는 코가 찡하니 차갑다.

새벽 대합실엔 여러 명의 등반객들로 붐비고 역 광장 또한 버스와 차량 소리로 시끄럽다.

태백산 초입에 있는 24시간 사우나를 찾아 동이 틀 때까지 몸을 녹이고 새벽잠을 잤다.

아침 7시...

주위의 소란에 눈을 뜨고 여정을 꾸려 유일사 쪽 등산로를 찾아 떠났다. 이곳은 당골에서 영월 방향으로 4-5km를 더 지나온 지점인데 당골보다 해발로는 몇 백m 정도 더 올라온 지점이어서 초행이나 아이들과 등산하기에는 매우 편리한 지점이다.

입구 근처의 식당에서 황태국으로 식사를 한 후 본격적으로 등반을 시작하였다.

   지난 12월 초에 내린 눈들이 이곳에는 녹지 않고 등산로와 주변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이 눈들은 아침 영하의 기온에 얼어 등산화 아래에서 뽀드득, 빠드득 경쾌한 소리로 등산의 힘겨움을 덜어 주었다.

현우는 눈 만난 강아지처럼 등산로를 위 아래로 뛰어다니며 체력을 뽐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대략 30분을 지나니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헥! 헥! 된다.

“아빠! 안 올라가면 안돼요?”

“안 올라 갈 거면 시작도 안했지. 조금 쉬다가 다시 가자”

길 옆 공터의 바위에 앉아 몇 개 챙겨 온 귤을 꺼낸다.

겨울 과일인 귤이 산을 오르느라 갈증 난 이 시점에서 먹으면 갈증 해소는 물론 기력까지 회복 되는 듯하다. 또한 이렇게 영하의 산속에서는 그 맛이 일품이다.

귤로 오랜만의 등산에 놀란 근육들의 긴장을 풀어 주고 다시금 올라가니 근육도 이젠 등산에 맞춰진 듯 그리 힘들지 않다.

   한 시간 반 정도 더 올라가니 태백산의 명물 주목군락들이 나타나는데 그 경취 또한 일품이다. 천년의 세월을 견디다 고목이 된 채 서있는 것들과 수 백 년 또는 이제 자라기 시작하는 어린 것까지 고풍스럽게 우리를 맞이한다.

한 자리에서 천년의 세월을 보내는 정적인 무거움에 비하여 이리 저리 쉴 새 없이 일렁이는 내 삶의 가벼움을 견주어 비교 해본다. 같을 수는 없지만 무거운 원칙은 때론 삶에 있어 크나 큰 방향을 설정해준다는 큰 교훈을 새로이 새겨본다. 판단과 결정의 갈림길 상황에서 이러한 원칙 추구는 갈등을 해결 해 주는 크나 큰 수단이자 목적이다.

잠시 이쪽 이쪽의 주목군락과 어우러져 사진을 찍어 주고 곁의 사람에게 나와 아들과의 사진도 찍으며 인사도 건네 본다.

주목군락을 지나면서 곧 정상의 편평한 길이 나오는데 길 양쪽 아래로는 수많은 산맥들이 부채살처럼 퍼져 장관을 이룬다.

돌을 쌓아 만든 천제단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가 올 새해의 무병장수를 소원하는 제례를 하느라 분주하다.

나도 잠시 눈을 감고 가족의 안녕을 소원 해 본다

산 아래의 경취와 산 정상의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한 후 하산 하기 시작 하였다.

올라 온 곳과 달리 시내버스의 종착역이 있고 석탁박물관이 있는 당골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올라 온 방향보다 가파르고 멀다.

예전에 태백산 비료포대로 만들어 타고 내려오던 엉덩이 썰매는 안전을 위해 금지되었다.

그래도 가파른 언덕의 눈길에는 맨 몸으로 뒹구르는 사람이 있기 마련 같이 웃음을 지으며 고단한 산행의 피로를 풀어본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쉽지 않는 발걸음으로 오르는 것을 보며 코스선택을 잘 했다는 위안 아닌 위안을 해 본다.

계곡은 얼음위로 흰 눈이 쌓여 있는 골 깊은 겨울이다.

피곤을 모르는 10살 현우와 달리 오랬만에 사용한 발목과 발바닥에 고통이 찾아든다.

봄, 여름, 가을엔 잠자리 찾아 삼만리를 돌아다니느라 별 무리 없는데 가을 이후 몇 개월 사이에 몸은 이리도 처져 있었나 보다.

   당골 광장에 다다르니 석탄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몇 년 전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꽤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었다. 광산업으로 번창하던 곳이 이젠 관광이 제일 큰 산업으로 바뀐 현실이기도 하다.

   전시실의 암석과 문헌 등이 전시된 곳을 지나 무엇보다 광산의 갱도와 광산촌의 모습을 조형해 놓은 곳에서는 이곳저곳에서 “그래 그땐 저러고 살았어” 하며 회상에 잠긴 초로의 사람들이 있었다.

한 분은 채탄 작업을 하셨다며 도시락 먹던 이야기와 채탄방법을 현우에게 설명해주시기도 한다.

손자뻘인 이 아이들이 산업화 된 사회에서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세대 혹은 두세대 이전에 체액 같은 땀을 흘리신 분들이리라.

   회상의 기억을 뒤로 하고 황지 시내로 향하였다.

              
1   2009-02-28 22:49:21
날이 좋았네요..저도 1월에 아이하고 애엄마까지 꼬셔서 갔다왔는데..
날이 흐린 바람에 안개도 끼고 해서..내려오다가는 눈도 좀 내리고 산을 나오니.. 비가 되고..
그런 날에 다녀왔답니다.
산위에서는 좀 더 있었으면 햇는데.. 아이엄마가 보채는 바람에 허파에 바람을 반정도만 담아왔네요..
어디 가던 다시 와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듯이 태백산도 언제 다시 올수있을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그것도 식구가 다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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