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nata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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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백산
이름: * http://www.jasa.pe.kr


등록일: 2019-03-02 19:49
조회수: 82 / 추천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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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2008년 12월 27일
10살 아들과 함께 태백산 여행을 했었다.
그때 청량리발 강릉행 열차를 타고 태백을 가는 무궁화 열차 안에서 초로의 친구 3명이 함께 여행하는 장면을 보고 나도 언젠가는 친구들과의 기차여행을 꿈꿨었다.

청소년 시절~~
인생의 깊이를 알지 못했지만, 인생을 살면서 함께 공유하는 시간과 공간이 있는 고등학교 동창 몇몇이 어울려 가끔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곤 한다.
굳이 모임을 만들지 않고 회비도 없지만, 아침마다 SNS로 인사를 나누는 일명 “심심해” 모임이 있다.
할 일 없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넓게 이해하자는 취지의 心心海 이다.
그들과 함께 꿈에 그리던 기차여행 계획을 기획했고 모두 기쁜 마음으로 동참을 약속했다.

여행이란 그것을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되며 미리 상상의 감흥을 느낀다.
번개처럼 사라지는 기차표 예매를 위해 노심초사하며, 출근길 아침 7시에 open된 코레일앱에 휴대폰으로 접속하니 벌써 1/3 정도가 예약되어 있다.
그렇게 한 달 전부터 시작된 여행은 중간 만남에서도 대화의 설레이는 주제가 되었고, 승구는 목을 보호할 수 있는 목토시를 준비해서 나누어주었다.
병준이 또한 준비한 모자와 목토시는 당일 혹한을 견디는 중요 용품이 되었고, 재교의 생존 식량품 6개는 허기짐을 달래는 훌륭한 간식이 되었다.

기차 시간은 넉넉한 밤 11시 20분. 다들 여유로운 시간이어서 저녁 8시에 청량리에서 만나 설렁탕 집에서 저녁을 하였다.
원래 지나가는 사람 알기를 우습게 알고 음식을 아무렇게나 하는 탓에 수없이 씁쓸해했던 역전, 터미널, 휴게소 근처 음식을 못 미더워했는데,
이곳 설렁탕과 우거지뼈다귀탕은 진한 육수에 맛이 일품이었었다.
살면서 즐거움의 반은 맛난 음식을 접하는 것이라 했다.
그렇기에 여행  중 맛난 음식을 접하는 것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자 목적과도 같다.

열차 시간은 많이 남았고 주변 찻집은 자리가 없어 역 주변 쉼터에서 깜짝 이벤트를 했다.
상상이 풍부한 몽주는 우리 삶에 스스로 시상자이자 수상자가 되어 상을 주는 이벤트를 하였다.
나는 잠자리연구에 매진하라고 [왕잠자리상],
독실한 신앙으로 주변 사람을 배려하며 믿음을 실천하는 재교는 [인생은선물상],
부지런히 주변을 챙기고 자기사업에 정진하는 몽주는 삶과 사업이 번창하라는 뜻의 [날아라슈퍼상],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효장이는 인테리어를 예술작품으로 승화하라는 뜻의 [예술작품상],
맡은 일에 성실한 승구는 이름처럼 새해에 더욱 승승장구하라는 [승승장구상]을,
여행과 음악, 음식을 사랑하는 병준이는 [모든게돼지상]을 받았다.
하는 일에, 맡은 일에 정열과 열성으로 살아가는 모두에게 뜻깊은 상인 듯 싶다.

청량리역사 벤치에 가방을 쌓고 아재들의 개그로 서로를 웃기며 승차 시간을 기다리지만,
즐거움을 기다리는 시간은 더딘 법, 두세 시간의 촌각이 일일여삼추같다.

거대한 기관의 기차는 수많은 사연의 승객들을 태우고 늦은 밤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치달린다.
인류의 삶을 바꾼 내연기관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몸 상태가 안 좋은 승구는 승차하자마자 무거운 눈을 감으며 잠에 빠져든다.
나 또한 밤을 이기기 어려운 바닥난 체력으로 기차 안에서의 기억은 사북, 고한을 알리는 고음 스피커의 방송에 깨고서야 바라볼 수 있었다.
수년 전 그랬듯이 이번 겨울 기차의 차창가에도 겨울 한기가 물방울로 맻혀있다.
새벽 별빛이 아름다웠던 소싯적 태백의 밤하늘은 밤을 밝히는 조명으로 사라진지 오래...
슬며시 하늘을 올려다보아도 1등성 겨울 별만 간신히 눈에 들어온다.

역 주변 밥집에 요기하러 들어갔다. 콩나물과 우거지해장국 메뉴의 식당은 끓인 물을 담아준다는 주인 말씀에 감탄사가 나왔다.
계획에는 유일사 등산로 입구에서 물을 끓여 각자 보온병에 담아 산을 오르는 계획이었고 승구는 버너를 별도로 준비해 왔기에 수고스러움이 덜어졌다.

택시를 나눠타고 유일사 입구로 가니 주차장에 빼곡한 버스와 차량에 적잖이 놀랐다.
우리처럼 새해 일출을 보러온 등산객이 생각 외로 많았다.
그들과 열을 지어 사방이 컴컴한 새벽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둠이 한창인 태백산의 새벽 공기는 낮 기온이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차갑다.
눈이 많아 눈으로 덮여있던 기억속의 등산로는 작은 자갈이 오래전 녹아 얼어붙은 얼음과 뒤섞여 있다.
오르막에 힘을 쓰는 다리 근육은 한동안 쉬었던 탓에 몸과 가방의 무게를 느낀다.
며칠 전 잠깐 근력운동을 한 것으로는 어림도 없을 터, 좀 더 운동해 둘 것을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차로로 되어있던 등산로는 유일사를 지나며 가파른 언덕의 외길로 나타난다.
뒤돌아보니 새벽 밤을 밝히는 무수한 불빛이 가을밤 개똥벌레처럼 이리저리 무리 지어 움직인다.
많기도 하다.
건강이나, 새로운 해의 목표와 다짐을 위해 내 친구와 더불어 저 새벽 인파는 저마다의 소망을 안고 산을 오른다.

휘이잉~~~~~
가파른 길이 능선으로 바뀌면, 태백산의 겨울임을 알리는 찬바람이 칼처럼 날카롭게 안면을 스친다.
커억~~ 순간적으로 들어마신 찬 공기는 코와 허파가 감당치 못해 잠시 숨을 멎게 하며 얼굴을 돌리게한다.
준비성 많은 두 명의 친구는 이 상황을 대비해 목토시를 준비해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새삼 고마움을 느끼며 목에 감겨있던 보드라운 토시를 끌어 올려 눈 아래까지 감싸 한기를 막아보지만 천 사이로 배출된 입김은 서리가 아닌 얼음으로 얼어붙는다.

10년 전 감동을 주었던 주목군락이 나타났다.
인생을 살면서, 바람 앞의 찻잔처럼 수많은 갈등과 오해를 누구나 겪었겠지만 세상에 눈이 뜨이는 불혹의 40대에 그러한 복잡함을 정리해 준 것이 [원칙]이었다.
원칙은 꾸준하고 무거워야 하기에, 저 천년을 굳건히 서 있는 주목 앞에서 나는 무거운 삶의 원칙을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태백산 친구들의 인생샷을 찍겠노라 준비해간 DSLR 사진기는 태백산 정상에 다다르니 손가락이 얼어서 꺼낼 엄두를 못냈다.
그래도 어찌하랴 잠시 몇장 찍고 다시금 장갑에, 히트팩에 손을 녹여 보았지만 건진 사진은 겨우 십 수장, 그래도 화질 좋은 샷에 아쉬우나마 위안을 삼았다.
나중엔 몽주의 덧짐이 되어 미안하기 그지없다.

어두운 동쪽 하늘에 떠있는 새벽 구름이 햇살을 먼저 맞이한다.
자연의 색은 녹색이라 하지만 원초적인 것은 저 태양이 뿜어내는 붉은색일 것이다.
빨간색이 정열과 희망을 상징하는 이유를 아침에 뜨는 일출 풍경을 바라보니 조금은 이해가 된다.
숲 가림막이 없는 천제단의 매서운 칼바람은 밤새 얼어붙은 상고대의 서리를 눈처럼 휘날리게 한다.
바람을 피해 외진 곳에서 컵라면을 끓였지만, 서슬같이 차가운 기온은 면발이 익기 전에 식어버린다.
부리나케 덜덜 떨며 요기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해는 어느덧 낙엽송 군락 사이로 빛을 들이며 환한 아침을 열고 있다.
하산길에는 새벽녘 등반객들보다 몇 배의 인원이 등산을 시작하고 있다.
아마도 오늘의 태백산은 산행 인파로 정체되어 한참 걸릴 듯하다. 서둘러 사우나로 발길을 돌려 뜨거운 욕탕에서 피로를 푼다.
등산의 묘미는 새롭게 움직인 근육의 통증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전에 생각했었다.
피곤은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과 풍요로운 자연환경에 마음의 정화와 행복감이 더해진다.
              
1   2019-03-11 20:16:42
멋집니다. 태백산의 아름다움이 ^^~~ '피곤은 하지만 마음의 정화와 행복감이 더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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